커피는 스타벅스나 폴바셋이 최고지 하고 다녔던 커린이 인생을 마치고, 미뇽과 가찌아 클래식 프로로 제2의 커린이 인생을 살고 있는 나.
하지만 잦은 출장을 다니고 있는 내 본업 때문에 미뇽/가클프 조합을 항상 즐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하여 접하게 된 드립커피. 하지만 드립커피 장르 또한 심오하고 은근 개미지옥이었던 터....
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 마냥 일정한 분쇄도와 균형잡힌 탬핑이 불필요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바보같은 커린이가 이제서야 풍미가 느껴지는 드립 커피를 즐기게 해준 드리퍼와 그라인더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특히 이번에 새로 영입한 그라인더, 브루소 프로 v2.
필자의 드립커피의 시작은 칼리타 웨이브 185 (3~4인용)과 5만원짜리 드롱기 전동 그라인더였다. 미뇽을 들이고 나서 불용품으로 남겨졌던 드롱기를 드립용으로 쓰기 시작했던 것. 정말 이 저렴이 전동 그라인더는 계륵이다... 에스프레소 분쇄도도 안되고 드립용 분쇄도도 애매하고.
적절한 분쇄도가 나오지 않으니 드립을 통해서도 텁텁한 과다추출을 경험하곤 했다.
이를 해결해보고자 10~30만원대 사이로 수동 그라인더를 찾기 시작한 것.
예산 안에 들어오는 그라인더로는 대장급 코만단테, 1zpresso, 홀츠클로츠, 브루소프로v2 가 있었다.
이 그라인더들은 대부분 홈바리스타클럽에서 보통 추천되는 것이기에 믿음가는 것들이다.
허나 이 중에서 코만단테는 하늘의 별따기, 1zpresso는 종류가 많고 사용처도 조금씩 달랐고 스펙을 조금만 높히니 가격 또한 뛰어버리는 것...
그 중 국내 업체 제품은 홀츠클로츠와 브루소프로는 가격대비 괜찮은 성능을 보여준다하여 내 관심을 얻기 시작하였다.
홀츠클로츠는 새로운 그라인더 런칭을 앞두고 사전예약을 받고 있어 신청을 하였으나... 예상 출고일이 내 출장과 맞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자연스래 브루소 프로를 구매하게 되었다. 가격이 10만원이 채 되지 않았기에 부담없이 쓰다가 나중에 업그레이드 하자는 마음으로...
브루소 프로를 영입 후 약 두 달간 사용한 후기를 이제부터 적어보겠다.
우선! 외관을 살펴보면 은은한 블랙사틴의 도장을 갖고 있으며 손잡이를 제외한 본체는 한손에 꼭 들어오는 크기이다. 크기가 왜소하기 때문에 여행이나 캠핑 때 들고다니기 쉽다.
하지만, 작은 사이즈로 인해 최대 원두 분쇄량은 20g까지만 가능하다고 한다.
본인의 경우 보통 20g을 추출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되지만, 30g까지 쓰는 사람들은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원두마다 다르겠지만 최대 23~25g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분해부터 해보자. 그라인더의 경우 분해가 쉬워야 청소에 용이하다는 사실.
모두 분해했을 때는 (좌측부터) 원두 보관통, 하부 버(Burr)와 축, 베어링 2개, 상단 고정너트, 그리고 본체로 나뉘어 진다.
하부 버는 중심 축에 고정되어 있으며, 이 축은 본체 안에 베어링과 함께 고정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라인더의 성능이 좋을수록 가격이 높을수록 베어링의 갯수가 늘어나는데, 대장급의 경우 3~4개의 베어링이 들어간다고 한다.
브루소의 경우 2개의 베어링을 갖고 있는데 중강배전의 원두를 가는데 별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며 원두없이 공회전 시에는 아무 저항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돌아가니, 2개만 되어도 충분한 듯하다.
버는 뭐... 요즘 워낙 잘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큰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
본체에 고정되어 있는 상부 버는 아쉽게도 탈착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보니 청소하기 조금 불편하다는 사실. 붓을 이용해서 가루를 털어낼 수 있지만 버 윗쪽 (본체 내부)는 깔끔하게 청소하기 어렵다.
조립 과정을 한번 보자.
본체를 뒤집어 상단 버가 보이는 상태에서 하단 버와 축을 넣으면 되는데, 베어링 1개를 미리 축에 끼워두고 넣어야 한다.
축은 본체 안에서 별 유격없이 잘 들어맞는다. 저렴한 그라인더는 축/본체 간 유격이 있어 분쇄도가 일정하지 않게 되는데 브루소는 이 점을 잘 해결했다.
축을 넣고 다시 뒤집은 상태.
축 위에다 나머지 베어링을 올려주면 된다.
그리고 고정 너트를 돌려 축을 고정시키면 되는데, 풀고 잠구는 방향이 일반 너트와 반대이다.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잠구는 것은 반시계방향, 푸는 것은 시계 방향이다.
고정너트까지 다 잠궜다면 분쇄도를 조정할 차례.
본체를 뒤집어 아래를 보면 아주 직관적으로 표시해뒀다.
축 상단부를 잡고 아래에 위치한 손잡이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분쇄도가 굵게 설정되는 것.
최대 몇단계까지 풀어지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본인은 최대로 잠군 상태 (최소 분쇄도에서) 30~32단계 풀어서 사용하고 있다.
조금 과하게 푼 듯 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빈브라더스 블랜드 원두의 레시피를 따르면 해당 분쇄도가 제일 적절하다.
브루소 그라인더 내외부는 살펴봤으니 실제로 한번 내려보자.
20g의 빈브라더스 몰트를 소분해서 그라인더에 넣어보았다.
확실히 30g은 무리로 보인다.
20g의 원두를 32클릭으로 갈아내기 위해서 약 4~50번 정도 손잡이를 돌려주면 된다. 하지만 손잡이에 걸리는 저항이 아주 작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분쇄가 가능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깨끗히 청소 후 원두를 한번 갈아낸 상태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미뇽에서처럼 싱글도징 호퍼가 없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잔량을 불가피하다. (수동 그라인더에 많은 걸 바라면 안되지..)
원두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빈브라더스의 블랙수트 때는 이만큼의 잔량이 남아있진 않았다.
몰트의 경우 그라인더 하부와 가루가 보이는 하단 통에 제법 잔량이 많이 남아있다...
블랙수트 원두를 이용했을 땐 잔량이 0.1g 정도로 미미했으나, 몰트의 경우 20g 분쇄 시 19.6~19.7g 정도 나오고 나머지는 잔량으로 그라인더 내에 남아있다.
그라인더 내부 남아있는 원두는 바람으로 쑥 불어주면 툴툴 털어지니 큰 문제는 아니다.
확대해서 보는 원두가루 분쇄도.
사진 상으로 보니 제법 굵게 보인다....
레시피 시간에 맞춰 분쇄도를 조정해 둔 상태며, 매번 한클릭씩 낮춰 본인 취향에 맞는 맛과 향을 찾아가는 중이다.
두 달간 사용한 브루소 프로에 대한 평가를 정리해보자면,
장점: 가격이 훌륭하며 드립용 그라인더로 아주 적합하다. (에스프레소 용으로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참고하자)
또한 작은 사이즈로 휴대가 용이하며 가격대비 고급진 외관, 고급진 손잡이가 포인트.
구조가 단순하여 청소가 용이하다.
단점: 미세 분쇄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단계를 머리 속으로 외워야 한다. 1zpresso의 일부 모델처럼 숫자로 표시되지 않아 아쉽다. (최소분쇄도를 0으로 잡고 32번 돌리면 32클릭, 이런식으로 일일이 세야한다.)
작은 사이즈로 20~25g이 최대 용량이다.
가루가 모이는 하단 통이 자석결합이 아닌 나사선으로 되어 있다. (이는 자석의 편한함에 대한 단점이지만 나사선이 굵어 두세바퀴만 돌려도 분리가 되니 용서된다!)
그라인더 성격이 다른 미뇽과 비교할 순 없고,
아직 다른 수동 그라인더를 써보지 못한 커린이 이기에 비교 후기는 남길 수 없다.
허나 브루소 프로가 가진 장점 (특히 가격)과 비교적 균일한 분쇄도를 봤을 땐 충분히 매력적인 그라인더이기에 추천한다!!
참고로 본 후기는 출장을 앞두고 급하게 내돈 주고 산 브루소 프로의 후기이다.
'제품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린클 프라임 음식물처리기 내돈내산 리뷰 1화 (소를 키우자) (0) | 2022.05.10 |
---|---|
키크론 k10 갈축 사용기 (기계식 키보드 입문~) (12) | 2022.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