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론 k10 갈축 사용기 (기계식 키보드 입문~)
나는 지금까지 키보드의 중요성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한때는 로지텍 싸구려 키보드마우스 세트를 쓰기도 했다가 한창 주변에서 기계식 기계식 하기에 컴퓨터를 새로 맞추면서 나름 기계식이라 불리는 필립스 G614 (약 3~4만원)짜리 저렴이 키보드에 만족해 왔다.
허나... G614...
적축으로 알려진 기계식 키보드인데
손가락만 올려놔도 입력 인식이 되어버릴 정도의 민감함을 가지고 있다.
원래 적축이란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필립스 키보드 특유의 스타일인지 모르겠으나 오타율이 어마어마해진다.
그리하여 이리저리 돈 쓸 궁리를 하며 기계식 키보드를 알아보던 찰나
키크론이란 새끈한 키보드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발견했을 땐.. 무슨 ㅆ 키보드가 10만원씩 하냐 라는 마음으로 패스 시켜버렸다.
그렇게 필립스 오타보드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키보드 기변의 욕구는 점점 더 커져버렸고,
와이프님의 암묵적인, 허락처럼 보이는 시그널을 얻고 키보드 사냥에 들어섰다.
조건은!
무선 (깔끔한 책상을 얻고 싶다)
저소음적축 또는 갈축 (사실 축 개념은 잘 모른다...)
풀배열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싫은 나이이기에 텐키리스는 어색하다)
이 조건들에 얼추 맞는 것들로는, 로지텍 mx keys, 콕스, 몬스타기어 등등이 있었으나
모든 것을 충족하는 것은 로지텍 mx keys 뿐...
혹시나 싶어 키크론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오잉! 할인한단다!!!!
무슨 호러쇼인가 머신가 해서 쪼금 싸게 살 수 있다. 필요하면 어서 질러라.
(https://keychron.kr/event_horror/)
이 포스트는 내돈내산이기에 아무 협찬 없이 적는 구매 후기이니 참고하자.
지마켓 들어가서 할인 적용하니
11.8만원짜리 풀배열 무선 키보드 k10이 배송비포함 10만원으로 떨어진다.
큰 할인 폭은 아니지만, 할인이라고 하니 지나갈 수 없지. 질 렀 다 !
지마켓서 구매하고 이틀만에 도착했다.
(예전처럼 정성들여 사진찍기 왜이리 귀찮은지....)
키크론!! 뜯어보자구
조심스레 박스를 열어보면 간단한 레이아웃 설명서와 충전/연결케이블, 키캡리무버, 축리무커, 여분 키캡이 들어있다.
K10은 아래 케이블을 이용한 유선 연결과 블루투스 무선 연결 두가지로 컴퓨터와 연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키보드 구매 시 축 교환이 가능한 핫스왑 모델이 있고 불가능한 모델이 있었는데
가격 차이가 없었다. 그럼 당연히 핫스왑으로 가는게 맞지 않는가????!!
여분 키캡의 경우, 키크론 키보드 사용자 중 맥 오너들이 많기 때문에 초기 셋팅도 맥 전용으로 키보드 버튼이 들어가 있다. 필자와 같은 윈도우 사용자는 정말 손쉽게 4개 캡만 바꾸면 윈도우 용으로 바뀌니 걱정말자.
키보드 커버를 벗겨내고 드디어 맞이한 영롱한 키보드.
첫 타건 느낌은 적당한 저항이 느껴지고 찰랑찰랑스런 적축 느낌보다는 우유필터를 끼워놓은 듯한 부드러웠다.
키캡 교체는 구성품 중 집게처럼 생긴걸 캡 양끝에 넣어 잡아당기면 쉽게 가능하다.
캡을 빼보니 진한 갈색의 축이 보인다.
어색한 옵션버튼을 빼고 윈도우버튼을 넣어줬다.
연결은 블루투스로!
블루투스 연결의 경우, 키보드가 일정시간 이상 미사용 시 절전모드로 들어가는데.... 키보드를 몇번 두들겨야 절전모드에서 해제가 된다. 은근 불편하다...
물론 해당 절전 기능은 설명서에 따르면 해제할 수 있다고 한다.
몇일 써보고 불편하면 해제할 계획인데, 배터리가 얼마나 갈지도 걱정이다.
본인이 구매한 키보드는 RGB가 아닌 화이트LED버전이다.
필립스때 느꼈던 RGB는... ARGB느낌이 아닌 저렴이 버전이어서 이번에는 그냥 화이트로 결정.
키보드 자체에서 설정할 수 있는 led 패턴 수가 제법 많다. 아마 10개는 넘는 듯.
지금 쓰고 있는 모드는 키보드 타건 시 해당 버튼에만 1초 정도 라이트 잔상을 남겨주는 특이한 모드.
제법 세련되 보인다.
그리고 지금 이 포스트 또한 키크론 k10을 이용하여 작성하고 있는데, 간단한 느낌을 말하자면!
돈값한다. 일반 키의 경우 제법 고급스럽다.
스페이스바 또한 덜렁거리는 느낌은 거의 없고 일반 키들과 유사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백스페이스, 엔터, 우측 쉬프트.
즉 우측에 위치한 긴버튼들 타건 느낌이 좀..... 어색...허접...하다.
소리또한 다른 키들과 다른다...
내것만 그런 것인가??????
그리고, 키보드 높이가 높다.
종종 후기 중에 팜레스트가 필수다 라는 글이 있었는데, 본인은 그냥 무시했었다.
지금은 필수라는 글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팜레스트는 필 수 다.
필자는 다행히 필립스에 쓰던 허접한 팜레스트를 임시로 사용하고 있지만, 조만간 주머니에 여유가 생긴다면 나무 재질로 이뤄진 키크론 팜레스트를 꼭 얻어낼 계획이다.
그 외에 다른 첫 인상은 만족스럽다. (내돈 십만원 줬으니 만족해야지)
현재 키보드 배터리는 완충 상태.
절전모드를 켜두고 LED는 위에서 명시했던 모드를 유지 했을 때 얼마나 지속될 지 테스트를 해보겠다.
그럼 여기서 키크론 k10 첫인상을 마친다.